일기

눈 덮힌 나무와 별이 가득한 하늘

★§§§§§§★ 2016. 2. 8. 21:50

밤이 찾아 왔다. 저 멀리까지 보이던 시야는 어느새 흐려지고, 눈 앞에 서있는 커다란 나무만을 알아볼정도가 되어 버렸다. 마치 양 팔을 벌리고 서 있는 군인들의 모습 마냥 이리저리 뻗힌 나뭇가지들이 보인다. 그들은 삶의 지친 40대 가장의 어깨처럼 축 처져 있었다. 낮동안 내린 하얀 눈이 그들의 어깨에 소복히 쌓였기 때문이다.


나무에 쌓인 눈


짙은 초록색을 자랑하던 그들의 옷은 어느새 새하얀 눈으로 덮여서 눈부신 빛깔을 내뿜고 있었다. 마치 밤하늘에 빛나는 별들이 내려와 나무에 박힌 듯한 모습이다. 누군가 나무 기둥을 발로 찬다면 순식간에 떨어져 내릴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곳을 지나는 이는 없으며 언제까지고 이 상태를 유지할 것이다. 따뜻한 햇살이 비춘다면 자연스럽게 녹아서 나뭇가지를 타고 땅으로 떨어져 내릴 것이다. 칠흑 같이 어두운 밤 동안에는 아름다운 하얀 옷을 입고 자신의 모습을 마음껏 세상에 드러낼 것이다. 이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다.


한동안 눈보라가 휘몰아친 탓일까? 밤하늘엔 구름 한점 없이 맑고 깨끗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저멀리 흩어져서 빛나고 있는 별 무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들은 자신의 존재가 잊혀지는 것이 두려운 것일까? 언제나 밝게 빛을내며 자신들을 알리고 있다. 고개만 들면 그들을 만날 수 있지만, 쉽사리 하늘을 바라보지 못한다. 단지 고개만 들면 되는데 왜 그렇게 하지 못하는 걸까? 나이가 들수록 그것을 잊어버리게 되는 것 같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어릴적 함께 뒹굴며 놀았던 친구들을 나이가 들면서 점점 잊게된다. 취업을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며 바빠졌다는 핑계로 서로의 존재를 잊어가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과정을 밟게 된다. 그렇다면 이것은 잘못된 것일까? 저 하늘의 별들처럼 항상 빛을 간직하고 있다면 다른 친구들은 나를 잊지 않아줄까? 모르겠다. 소중한 사람에게 더욱 잘해야겠다는 마음을 오늘도 먹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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